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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묘 행동 분석

보호소 순화 행동 교정 사례로 본 고양이 사회적응력 키우기

 

 

 1. Introduction

 

2020년 4월 발표된 농림축산식품부의 ‘2019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설문에 따르면 전체 반려동물 입양 중 ‘보호소를 통한 입양’이 9%로, ‘지인 간 거래’ 62%, ‘펫숍’ 23%에 이어 3위를 기록했으며 19년 3.7%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농림축산식품부, 2020.4). 국민들의 반려동물에 대한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유기묘와 길고양이 보호에 대한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보호소에서 구조된 길고양이들을 반려묘로 입양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나, 한편으로 입양을 고려하는 집사들에게 유기묘나 길고양이가 순화가 가능한가에 대한 여전한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은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동물행동상담가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Animal Behavior Consultants: IAABC)에서 출판한 수의사(DVM, KPA-CTP)이자 행동센터 관리자로 활동하고 있는 Cheryl Kolus의 연구 저널을 소개한다. 먼저, 본 저널은 Cheryl이 행동센터에서 구조되었던, 사람을 회피하고 경계하고 무서워하던 고양이 Craisan의 행동 교정을 통해 성공적인 입양을 보낸 자신의 교정 사례를 분석 공유한 내용이다(이번 글은 사례를 통한 교정 내용으로 그녀의 관찰일지 형식으로 적어본다).

 

 

농림축산식품부, 2019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Kolus의 저널 표지

 

 

 2. 사회성이 낮았던 고양이 Craisin의 행동교정 및 입양 일지

 

Cheryl이 기억하는 첫 모습의 Craisin은 두려움으로 사람을 많이 경계하는 고양이었다. Craisin은 한 보호자가 구조한 임신한 고양이의 새끼 고양이들 중 입양되지 못하고 남아있던 두 마리 중 한 마리였다. 둘 중 남은 한 마리의 형제 고양이는 Craisin과 달리 성격이 좋고 사람을 잘 따라 금방 입양이 되었던 반면, Craisin은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너무 높았던지 쉽게 입양이 되지 않았고, 결국, 4살이 되는 해 Cheryl의 행동센터에 오게 되었다.

 

행동센터에는 일반적인 보호소와는 다르게 대체로 순화되지 못하거나 행동 수정이 필요한 고양이들이 오기 적합하다. 그 이유로는 보호소보다는 방문객이 적어 조용하며, 고양이들은 자신을 잘 이해하는, 예를 들어, 본인들과 친숙한 사람들이거나 순화되지 않은 상태의 감정을 잘 이해할 줄 아는, 자원봉사자와 하루 두 번 이상 일대일로 만나며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행동센터는 생활하는 실내 공간 이외에 밖을 탐험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적응하고 순화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Craisin은 첫 2주 동안 사람이 돌아다니는 낮에는 밥도 먹지 않고 온종일 은신처에 숨어있다 밤에 조용해지면 밥을 먹을 정도로 사회성이 낮은 고양이였다. 이에 Cheryl은 일부 고양이의 불안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던 진정제 'Alpha-casozepine Calming Supplement (Zylkene)'를 급여하는 것으로 처방을 시작했다 (Beata et al., 2007). 그리고 일주일 후, 항불안 및 잠재적 신뢰 구축을 해준다고 밝혀진 의약품 부스피론(Buspirone)을 추가 투여했다 (DePorter, Landsberg and Horwitz, 2016). 투약 후 Craisin은 밥을 먹기 시작했으며 Cheryl은 하루에 두 번씩 습식에 이 약들을 섞어 넣어주었다.

 

하지만 약 투여에도 불구, Craisin은 사람이 다가오면 긴장하고 도망가려 했고 Cheryl과 자원봉사자들이 쓰다듬으려고 하면 싫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고양이들이 한 번 손길을 받아준 후에는 발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계속 시도하고 노력했는데 Cheryl은 이를 위해 Craisan을 쓰다듬기 15분 전에 Feliway(고양이 페로몬 성분이 있는 스트레스 완화제)를 패딩 스틱에 뿌려두고 이를 이용해 긴장하지 않고 근처에 누워서 냄새를 맡고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또한, 음식이나 막대기에 거부감이 없을 때면 가볍게 막대기를 어깨나 뺨에 터치하고 트릿(간식)을 주는 방식으로 상황에 익숙해지게 만들었다.

 

만약, Craisin이 호의적으로 Cheryl을 향해 다가오거나 근처에 있을 때면 패딩 스틱을 이용해 어깨 근처로 내밀어 약하게 터치하거나 쓰다듬는 방식으로 서서히 접근했다. 이는 특히 고양이가 등을 질 때 좋은 방식이며 이때 주의할 점은, 막대기가 머리나 뒤쪽을 향하는 것은 고양이가 무서워하므로 어깨 아래쪽으로 향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모든 고양이는 성향이 다르므로 절대적이진 않다, 또한, 고양이가 싫어하는 소리를 내거나 긁거나 패딩 스틱을 씹는다면 이는 그 고양이에게 적합한 방법이 아니다). Craisin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일 때면 등이나 목, 어깨, 뺨 등 천천히 쓰다듬어주었으며 반대로 싫어하는 표현을 할 때는 이를 중단했다.

 

이후 강화프로토콜(눈을 깜빡거려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표현과 같은)을 통해 의사소통을 시도했지만, 이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Craisin은 여전히 사람을 피했으며 장난감에도 흥미가 없었다. 다만, 가끔 주는 간식을 받아먹는 정도로 발전했다. 이에 Cheryl은 강화프로토콜을 멈추고 Craisin이 있는 방에 가만히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으로 마음 열기를 유도했는데, 이는 Craisin이 은신처에서 나와 Cheryl 옆 바닥에 편하게 누워 쉬는 모습을 유도할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그 당시 주변 사람들에게는 Craisin을 당분간 만지지 말 것을 당부했으며, 상황이 편해진 Craisin은 며칠에 한 번씩 케이지에서 나와 자기 방 밖에 공간을 탐험하고 나와서 돌아다니는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부스피론 투여가 몇 주 지난 후 Craisin은 케이지에 들어가지 않고 지내는 경우가 관찰되었고 이에 Zylkene 투여를 중단했다. 부스피론 투여 10주 후부터는 음식을 잘 먹기 시작하는 모습과 함께 Cheryl의 손길에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등을 쓰다듬어 달라고 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Cheryl은 부스피론 대신 플루옥세틴으로 전환하여 플루옥세틴이 진정 효과를 더 많이 발휘하는지 확인했으나 이는 효과가 없었다.

 

Cheryl은 개인적으로 어느 시점부터는 약물보다 케이지 밖으로 나가 노는 것을 Craisin이 얼마나 재밌는 행동인지 느끼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고한다. 행동센터에 머문 4달 반의 기간 동안, 10~12주 정도에 Craisin은 장난감을 혼자 가지고 놀기 시작했으며 4달째에는 사람들과 친해지기 시작했으며 다른 고양이들과 노는 시간을 가지지는 않았다는 점 빼고는 일반적인 고양이의 모습을 보였다.

 

Craisin은 4개월이 지나던 시점 방문했던 한 부부와 한 시간 가량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였으며, 그 부부는 Craisin 입양에 큰 관심을 보여 Cheryl은 Craisin의 특징, 성격 등을 자세히 알려준 후 입양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 부부에게 입양 후 Craisin의 정기적인 소식을 듣는데 다행하게도 Craisin은 부부와 부부의 반려견과 반려묘와 좋은 관계로 지내고 있으며 부부의 말로는 "공주같이 지내고 있다"는 행복한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이에 Cheryl은 입양 한 달째 되는 때 플루옥세틴 처방을 끝냈다고 한다.

 

 

저널의 주인공, Craisin

 

 

 3. Cheryl의 관찰 및 분석에 따른 결론

 

Cheryl은 Craisin의 행동교정사례를 보며 1) 항불안 약물, 시간 및 인내심, 사회적 상호작용 등 모든 것의 조합이 Craisin을 불안에서 헤어나게 해 준 요소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고 가정했다 (약물보다 시간 및 인내심 그리고 사회적 상호작용이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한 부분만이 교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보는 것은 안전한 가정이 아니라고 그녀는 판단했다); 그리고 2) 특정 고양이의 행동을 교정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4개월가량 걸린다고 본다.

 

또한, 그녀는 논문에서 행동교정에 종사하거나 교정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시작전 체크해야 할 필수적인 5가지 리스트를 언급했다. 첫째로, 사회적 관계를 무서워하는 고양이를 따로 분리해 줄, 예를 들어, 커튼을 걸거나; 이동식 칸막이 설치 등을 통해, 공간을 만들어 고양이가 받을 수 있는 자극을 최소화시켜줄 수 있는가?; 둘째로, 백색소음이나 클래식 음악 등을 활용하여 큰 소리로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시켜줄 수 상황인가?; 셋째로, 특정 고양이와 매일 시간을 보내줄 수 있는 자원봉사자들 혹은 팀이 있는가?; 넷째로, 주변 환경이 고양이와 상호작용하기 편한 장소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양이가 한 곳에서 어떤 한 사람과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위탁과 같은 형식을 고려해보는 것은 어떤가? 였다. 이는 행동교정을 위해 필요한 최소의 준비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4. 이 글을 끝마치며...

 

Craisin의 경우와 같이 보호소에 구조되어 들어온 고양이가 사람에게 친화적이고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또한, 어떤 고양이는 보호소에서 입양된 후 바로 그날 '그릉그릉'하며 기분 좋은 소리를 내고 무릎에 올라올 수도 있고, 반대로, 어떤 고양이는 몇 년의 시간이 지나도 사람이 활동하는 시간을 피해 집안을 돌아다니거나 밥을 먹고 혹은 사람 손을 타지 않을 수도 있다.

 

반려묘로서 집사와 함께 생활을 하기 위해서 고양이는 사람을 무서워하거나 경계해서 긴장할 수 있는 상태를 순화시켜줄 필요가 있다. 이번 글은 포기 않고 충분한 시간 그리고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여 끝내, 두려움을 가지던 고양이 Craisin을 지금은 사랑받는 한 집안의 공주로 만들어준 사례를 보여주었다. 이는 타고난 성향은 있어도 반려인의 노력과 교감은 언젠가 한 고양이가 사람의 손길을 받는 고양이가 될 수 있다는 증명이다. 즉, 집사의 끈기, 노력, 그리고 시간은 유기묘 혹은 길고양이도 충분히 집사를 사랑하는 고양이가 될 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세상에 더 많은 고양이가 집사와의 행복한 생활을 하는 모습을 기대하며 오늘 글을 마친다.

 

 

끝.

 

 

 

참고 문헌

Cheryl Kolus, "What are we going to do with these cats?! Case studies in difficult-tohome shelter cats: Craisin."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Animal Behavior Consultants (IAABC) (2019). https://spring2019.iaabcjournal.org/craisin/

Beata C., Beaumont-Graff, E., Coll, V., et. al (2007). Effect of alpha-casozepine (Zylkene) on anxiety in cats. Journal of Veterinary Behavior 2, pp. 40–46.

DePorter T., Landsberg, G.M., and Horwitz, D. (2016). Tools of the Trade: Psychopharmacology and Nutrition.  Rodan, I. and Heath, S. (eds.) Feline Behavioral Health and Welfare. pp. 245-267. St. Louis, MO: Elsevi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