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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묘 행동 분석

여러 마리 고양이들을 키울 때 서로 간 갈등 예방 방법

 

 

 1. Introduction

 

“1.7마리” 국내 반려묘 가정에서 키우는 평균 반려묘의 수다(문화체육관광부, 2018). 한 편으로, 다묘 환경은 고양이들이 교감하게 해 줌으로써 외로움을 덜어주기도 하며 집사의 반려 생활 만족감까지도 상승시켜줄 수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반려묘 간 갈등 및 불화를 야기할 수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등 집사가 필수적으로 챙겨야 할 부분이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다양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묘 가정에서의 갈등은 빈번하게 나타났으며 반려묘 간의 갈등을 실제로 집사는 쉽게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최근 발행된 Elzerman et al의 논문, 다묘 환경 속 고양이 간 갈등 및 친화적 행동 빈도에 관한 연구 (Conflict and affiliative behavior frequency between cats in multi-cat households: a survey-based study),에서 조사한 다묘 가정의 반려인 2492명 중 73%(약 1800여 명)는 처음 고양이들을 서로에게 소개하는 순간부터 이미 불화 및 충돌 시그널을 인지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러한 예상된 갈등은 향후 매일매일 관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Elzerman et al, 2019). 초기 불화 및 충돌이 생기는 현상이 예상된 고양이들의 경우, 향후 주기적으로 불화 및 충돌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는 초기 반려묘 간 갈등을 집사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제어하는가가 다묘 생활의 트러블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는 점을 알려준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먼저 다묘 가정 갈등에 관한 연구 논문을 살펴본 후, 다묘 가정에서 발생하는 불화 및 갈등 상황을 어떻게 하면 초기에 더욱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Elzerman et al 의 논문 ,  다묘 환경 속 고양이 간 갈등 및 친화적 행동 빈도에 관한 연구

 

 

 2. 다묘 환경 가정 속 반려묘 간 불화 및 친밀감

 

언급된 Elzerman et al의 다묘 가정 갈등 및 빈도에 관한 2019년 연구의 목표는 집사로부터 가정에서 고양이 간의 갈등 및 친화성 징후의 빈도에 대한 정보를 수집 및 분석하는 것이었다. 수집된 데이터를 토대로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은 고양이들끼리 얼마나 빈번하게 갈등을 일으키거나 혹은 친밀하게 지내는지를 알아내는 것과 이런 분석을 통해 어떻게 더 사이좋은 합사 생활을 하게 만들어주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으로써 이는 많은 고양이 행동 분석가 및 연관된 전문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 집에 고양이가 많이 지낼수록 갈등 징후가 더 빈번해지는 패턴을 보였으며, 가장 흔한 충돌 시그널로는 서로 응시하는(눈 피하지 않고 주시하는 것) 행위였다. 설문조사된 가구 중 약 45%는 이러한 충돌 행위가 적어도 매일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했으며 추격하거나 스토킹 하는 행위, 도망치는 행위, 꼬리를 움찔거리는 행위(‘탁탁’ 땅을 치는 것과 같이), ‘하악질’하는 행위, 그리고 큰 소리를 지르거나 위협하는 소리를 내는 행위를 보이는 등의 차례로 빈번히 관찰되었다 (특히, ‘하악질’의 경우 약 18%의 표본 가구에서 적어도 하루에 1번은 발생한다고 보고되었다).

 

 

Stare: 응시하기; Chase: 추격하기; Stalk: 스토킹하기; Flee: 도망치기; Twitch tail: 꼬리를 움찔거리기; Hiss: '하악질'하기; Wail/Scream: 큰 소리 지르거나 위협하는 소리내기

 

 

흥미로운 점은, 집사들의 예상값과 실제 반려묘들 간의 관계는 상당히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났다는 점이다. 연구자들은 설문조사를 통해 ‘Harmony Score(1 = “사이가 아주 나쁘다”에서 5 = “사이가 아주 좋다”의 점수를 매겨 확인)’로 집사에게 “고양이들을 간의 사이가 어떻게 보이는가?”에 대한 점수를 매기도록 했고, 이 데이터와 실제로 고양이들을 관찰해서 얻은 ‘갈등 및 불화’ 혹은 ‘친화적인’ 시그널과 상관관계가 얼마나 되는지 체크했다. 연구 결과 실제로 집사가 사이가 좋다고 생각해 높은 점수를 준 반려묘들 사이에서는 친밀한 활동이 더 자주 목격된 반면, 낮은 점수를 주었던 반려묘들 간에는 갈등 및 불화의 의미를 가진 활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에서는 다양한 변수들을, 예를 들어, 각 가정의 집의 크기의 차이, 습식 방식 등 다양한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는 여타 지표들도 함께 조사했으며 이런 요소들이 친밀감을 증가시키는 데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은, 집사가 느끼는 '갈등'이 존재하는 반려묘들 사이에서는 실제로도 친밀도가 상당히 낮을 것이라는 점이다.

 

 

 

 

 3. 다묘 가정 간 갈등 해결 방법

 

연구에서 제시된 73%의 집사가 반려묘를 서로에게 소개해주는 순간부터 갈등의 징후를 알 수 있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를 들어, 처음 상대 고양이를 소개해주는 순간부터 불화의 징후를 인지할 수 있었다는 사실과 함께 초기 불화가 시작된 후에는 향후에도 계속 유지되었다는 점, 그리고 다묘 가정에서의 성공적인 합사(고양이 간의 조화로운 생활을 하게 만드는 것)의 성패는 갈등 활동의 빈도수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친화적인 행동을 많이 하게 해야 한다는 점은 초기에 불화의 싹을 잘라내는 것이 향후 효과적인 합사 생활에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할 것인지를 알려준다.

 

그렇다면 집사는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먼저, 최초 합사 시에 새로운 고양이는 철저히 격리하여야 하며, 시간을 두고 지켜보다 천천히 합사를 진행 해야 한다. 공간을 완전히 분리해야 하는 이유는, 직접적으로 만나는 것보다 간접적으로 소리나 냄새 등을 통해 상대방을 파악할 수 있게 함으로써 초기 친밀도를 높여두는 행위가 향후 직접 만났을 때 상대가 본인의 영역을 침범하는 존재가 아닌 원래 알고 지내던 존재라는 인식을 주기 때문이다. 체취가 묻은 물건을 교환하거나 서로의 공간을 바꿔주는 식으로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과정을 천천히 진행해본 후, 약간 더 친밀해진 느낌이 든다면, 방묘문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개방해 주는 시간을 처음에는 짧게 시작하여 천천히 조금씩 늘려가야 한다.

 

이런 과정 후, 본격적으로 합사가 막 시작된 시점부터는 집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고양이가 처음 다른 고양이를 만났을 때 ‘으르렁’ 소리를 내거나 ‘하악질’을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다. 이것은 어느 정도 안전거리를 유지하라고 상대방에게 경고하는 것으로 향후 친밀도가 올라가면 차차 자연스레 줄게 된다. 만약, 이 시기에 서로 성격적인 부분이 맞지 않거나 한쪽은 천천히 다가가려 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무리해서 가까이 다가오거나 냄새를 맡거나 하는 행위를 한다면 천천히 다가오길 바랐던 고양이 측에서는 불쾌함을 느끼게 되며 상대를 위협적이며 기분을 상하게 만드는 존재로 인식하게 되어 둘 사이의 갈등을 야기한다.

 

또한, 합사가 막 시작된 시점에서 기존의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을 공유하게 됨으로써 집사의 관심과 놀이 시간 등을 상대 고양이에게 빼앗겼다는 인식을 갖게 될 수 있고 이런 스트레스는 새로운 고양이를 공격하거나 화풀이하는 등의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이 시기 집사는 각별히 더 신경 써야 주어야 하는데 개별 놀이 시간을 갖는다던가, 갈등이 심화되어 패턴화 되기 전에 갈등 징후나 싸우려는 조짐이 보이면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안 좋은 상황이나 기억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고양이가 서로 주시하고 째려보는 상황이라면 중간에 앉아 시선을 차단한다거나, 둘이 편하게 가까이 앉아 있거나 같이 놀이를 할 때는 간식을 주거나 기분 좋은 스킨십을 해주는 행동(강화 보상 활동)을 통해 같이 있는 것이 좋은 일을 생기게 한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훈련 등이 필요하다. 즉, 부정적인 경험을 최대한 차단하고 함께 지냄으로써 생길 수 있는 긍정적인 경험을 최대한 늘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 친해지고 나면 냄새를 맡거나 장난스러운 펀치를 날리며 탐색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고 같이 좋은 시간을 보낸 경험이나 기억이 쌓일수록 서로 간의 친밀한 감정이 쌓여 성공적인 합사가 될 수 있다.

 

 

73%의 집사가 상대 고양이를 만났을 때 고양이의 행동이 급격히(abruptly) 변했다고 응답 (Elzerman et al, 2019)

 

 

 4. 이 글을 마치며...

 

실제로 많은 전문가의 견해는 한 가정 내에서 너무 많은 수의 고양이를 반려하는 것을 추천하지는 않는다(영역 동물인 고양이의 특성상). 반면, 현대 사회의 특성상, 집사들이 오랜 시간 집을 비워야 한다거나 외동 묘가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상황이 지속되어 안타까운 마음에 새로운 고양이를 통해 외로움을 해결해주고 싶어 하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추가로 고양이를 입양할 생각이라면 위의 언급한 갈등 해결 방법과 전문가의 조언을 충분히 참고함으로써 둘의 관계를 최대한 좋게 만들어 주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 또한, 기존 고양이의 성향을 잘 파악하는 것도 새로운 고양이의 입양에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고양이가 소심한 성향이라거나, 고양이보다 사람을 좋아하거나, 혹은 2살 이상의 성묘라면 새로운 고양이가 들어오는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할 수 있음으로 주의해야 한다(단, 2세 미만의 어린 고양이는 합사가 비교적 수월하다. 어린 고양이들은 신체적/정신적으로 함께 성장하고 서로 좋은 친구가 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고 하므로 다묘를 생각하고 있는 집사는 어린 나이에 함께 입양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묘 가정에서의 갈등은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혹여, 합사가 성공했다 하더라도 고양이 간의 싸움 혹은 갈등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다(가족끼리도 간혹 싸우듯이 말이다). 자칫하면 온종일 외로울까봐 새로운 친구를 소개했다가 둘이 사이가 안 좋아져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한다거나 심지어 이로 인한 질병까지 생기게 하여 더 힘들어지는 상황을 발생하게 할 수 있다는 점 명심해야 한다. 또한, 서로의 관계가 좋아지는 것이 더뎌 집사가 이를 지켜보고 기다리기 힘들 수도 있는데 우리 고양이들의 행복을 위해 하나하나 좋은 기억과 경험을 조금씩 천천히 서로 공유하도록 만들어준다면 향후 모두가 즐겁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이라 확신한다.

 

 

끝.

 

 

참고 문헌

Elzerman et al, Conflict and affiliative behavior frequency between cats in multi-cat households: a survey-based study. 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 2020, Vol. 22(B) 705-717. DOI: 10.1177/1098612X19877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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