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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묘 행동 분석

고양이 스프레이(소변테러) 해결하는 방법, 특히 다묘 환경 시 알아야할 점

 

 

 1. Introduction

 

개가 산책 시 소변을 보고 영역표시를 하는 행위, 소위 ‘마킹’으로 불리는 것과 비슷하게, 고양이도 이런 영역 표시 행동인 ‘스프레이’를 한다. ‘스프레이’라고 불리는 고양이 표 ‘마킹’은 화장실이 아닌 다른 장소에 오줌을 뿌리는 형태로 꼬리를 치켜세우고 뒷다리로 선 상태에서 수직으로 소변을 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양이가 ‘스프레이’하는 모습을 보이면 가장 먼저 해야 할 행동은 동물병원에 방문 후 건강상에 문제가 없는지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며, 만약 건강 상태에 문제가 없다면 스트레스가 주원인일 수 있다. 고양이의 ‘스프레이’ 및 적절치 못한 장소에 소변을 보는 이유에 관한 연구는 지속되어 왔으며 알려진 바로는 ‘환경 변화에 의한 스트레스’가 주된 요인으로, 특히, 새로운 고양이가 합사하게 되거나, 이사를 하거나, 혹은 화장실에 대한 불만(화장실 형태, 위치, 모래 등) 등이 가장 흔한 이유라고 한다. 그렇다면, 궁금증이 생긴다. 만약 한 집에 여러 마리 고양이가 합사 시 유독 한 마리만 스프레이 혹은 잘못된 배뇨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그 고양이가 현재 스트레스를 훨씬 더 많이 받고 있는 것일까?

 

 

출처: 고양이 스프레이 및 잘못된 배뇨 장소 이미지, BLIND CAT RESCUE & SANCTUARY, http://blindcatrescue.blogspot.com/2017/02/why-do-cats-spray.html

 

 

 2. 왜 스프레이를 할까?

 

이런 궁금증을 밝히기 위해 최근(2020년 1월) MDPI에 발간된 연구, 변수 제어를 통해 비교해 본 고양이 소변 스프레이와 형태 및 행동의 변화 (A Case-Controlled Comparison of Behavioural Arousal Levels in Urine Spraying and Latrining Cats),에서 연구진은 모든 조건이 비슷한, 예를 들어, 같은 환경에서 자란 성별이 같고 비슷한 연령대를 가진, 고양이들을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눠 ‘스프레이’ 및 적절치 못한 장소에 소변을 누거나, 혹은 특이한 행동(스트레스 시 발생할 수 있는)을 하는 고양이들을 연구한 후 결과를 논문에 게재했다(예를 들어, 같은 집에서 자라는 비슷한 특징을 가진 고양이들을 선별 ‘스프레이’ 행위를 하는 고양이와 하지 않는 고양이를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누고 어떤 쪽이 스트레스에 더 민감한지 연구를 진행). 이 연구에서 스트레스는 두 가지 형태로 나누어 측정되었으며, 1) 배변에서 채취한 표본의 코티솔(Cortisol) 함량을 비교하는 것으로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하는 것; 2) 행동 측정의 경우 동물병원에서 비디오 촬영을 통해 스트레스 발생 시 나타날 수 있는 행동 분석 패턴을 평가하는 것, 이를 토대로 ‘스프레이’ 혹은 적절치 못한 장소에 소변을 누는 행위와 스트레스 간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Ramos et al, 2020).

 

연구 결과는 흥미로웠다. “’스프레이’ 혹은 잘못된 배뇨습관을 가진 고양이들은 그렇지 않은 고양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스트레스에 더 민감할 것이다”라는 모두의 예상과 달리 ‘스프레이’를 하는 고양이들의 경우 아주 미세한 정도만의 스트레스가 더 높았다거나, 행동 측정 시 약간 더 활달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 빼고는 실제로 다른 고양이들과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는 점은 ‘스프레이’를 하는 고양이이건 같이 동거하는 고양이이건 스트레스 정도는 큰 차이가 없으며(실제로는 모두 비슷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음), 오히려 한 고양이가 ‘스프레이’를 하는 행동 자체가 다른 동거 고양이들에게 스트레스 수준을 높이는 좋지 않은 행동이었다는 점이다(‘스프레이’ 및 적절치 못한 곳에 소변을 보는 고양이들이 존재할 시 다른 고양이들의 스트레스 지수, 코티솔 수치,가 높아질 수 있음).

 

이는 ‘스프레이’하는 고양이의 행동을 교정하는 것의 중요성을 상기하는 연구로, ‘스프레이’와 같은 잘못된 행동을 교정함으로써 다른 동거 묘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어 ‘스프레이’라는 문제 행동을 개선해야함을 알려준다. 현재까지 학계에서는 스트레스가 발생하여 스프레이를 하는 것인지, 반대로, 스프레이 행동 때문에 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지는 것인지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지만, 다양한 연구의 결론은 스프레이를 한다는 것은 높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외동 묘 가정보다 다묘 가정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이다. 또한, 고양이 행동 분석가들은, ‘스프레이’와 같은 행동의 개선을 위해서는 화장실 개선과 고양이 간의 관계 개선 등 가능한 계획을 먼저 세워 실행하는 것이 좋으며 필요하다면 항불안 약물 치료를 하는 것도 좋다고 한다.

 

 

Ramos et al (2020), 변수 제어를 통해 비교해 본 고양이 소변 스프레이와 형태 및 행동의 변화
연구에서 사용한 고양이 행동 관찰 실험 예시

 

 

 3. 고양이 스프레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고양이의 ‘스프레이’ 문제는, 특히, 보호자가 새로운 고양이를 보호소나 입양시설에서 데려와 기존에 키우던 고양이와 합사 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난다. 환경 등의 변화 및 새로운 고양이와의 관계 형성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이에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그렇다면 “고양이의 스프레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동물행동상담가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Animal Behavior Consultants: IAABC)에서 출판된 콘트라 코스타 동물 서비스(Contra Costa Animal Services: CCAS)의 Pet Retention Program에서 진행된 2017년 스프레이를 심하게 하던 고양이 ‘망고’의 케이스 스터디 연구를 보며 집사들이 이런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힌트를 얻는 시간을 가져본다 (Perry, 2018).

 

보호소에서 입양된 ‘망고’는 입양인의 집에 들어온 후 스프레이를 하거나 화장실 밖에 소변을 보는 등 이상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망고’의 계속되는 이런 행동에 입양인은 소파를 버려야 했으며, 침대와 가구 등은 오염되었고, 빨래는 쌓여만 가게 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물병원에도 데려가 보고 할 수 있는 다양한 변화들을 시도했지만 큰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망고’를 계속 키울 수 있을지 고민이 심해지던 차에 입양인은 마지막 희망으로 콘트라 코스타 동물 서비스의 Pet Retention Program의 도움을 받기로 결심했다.

 

가장 먼저 Pet Retention Program의 고양이 행동 전문가들은 문제를 듣고 입양자의 집에 직접 방문하여 ‘망고’를 관찰해 보기 시작했다(‘망고’의 경우 좀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상세한 상황을 파악해야한다 판단, 실제로 대부분은 영상 혹은 비디오 촬영된 것만으로도 분석을 할 수 있다). 행동 전문가들이 ‘망고’의 ‘스프레이’하는 행동의 원인으로 꼽은 요소는 이러했다:

 

  1. 모든 화장실의 높이가 소파나 의자, 침대 등과 비슷한 위치에 올라와 있었음.
  2. 3개의 화장실이 있었지만(두 마리의 고양이를 위한) 셋 다 이상적인 크기보다 작았으며 개방형이 아닌 폐쇄형 화장실이었음.
  3. 미학적으로 좋지만 고양이에게 좋지 않은 화장실 형태였음(나무로 된 캐비닛 안에 화장실이 있는 형태의 가구).
  4. 기존에 집에 살던 고양이 노헤아의 장난기 넘치는 추격전 및 탐색을 하는 등 관심을 보이는 것에망고는 불편한 상태였음.

 

이런 특이점을 파악한 후 행동 전문가들이 마련한 해결책은 이러했다:

 

  1. 고양이가 선호하고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화장실의 위치 및 형태를 교체함 – 위치 변경, 크기가 작은 화장실을 고양이의 크기에 적합한 크기로 변경, 그리고 폐쇄형 화장실을 개방형으로 교체.
  2. 노헤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해결책 식사 자리 분리, 수직 공간을 추가하여 더 많은 영역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함(입양인의 경우 아파트에 거주해 공간이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수직공간의 필요성이 더 컸음), 그리고 같이 놀 수 있는 놀이 시간을 갖는 동시에 간식 보상을 해주며 서로 긍정적인 동반자 관계로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
  3. 고양이의 후각의 민감함을 이용한 해결책 스프레이 한 장소에 계속 소변 채취가 베어있는 상태에서는 향후 계속 화장실로 그곳을 인식할 수 있어 소변 냄새를 제거하는 특수 제품(유린 오프( 등)을 사용하여 청소할 것을 권장.

 

간단해 보이는 해결책이지만 이런 세 가지의 조언을 토대로 실행해 본 결과 ‘망고’는 점차 ‘스프레이’하는 횟수가 줄어든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화장실도 잘 사용했으며 ‘노헤아’와도 잘 어울리게 되었다고 한다(특히, ‘하악’하는 행동이 없어졌는데 일정 거리를 유지하게 하고 서로의 냄새를 먼저 맡게 하거나 시간을 두고 자연스럽게 상대를 알아가게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만약 ‘스프레이’하는 고양이로 스트레스를 받는 집사가 있다면 이런 문제점이 집에 있지 않은지 확인해 본 후 해결책들을 사용해 보길 바라며, 혹시나 도움이 될까 이 전에 올렸던 “여러 마리 고양이들을 키울 때 서로 간 갈등 예방 방법,”과 “반려묘를 위한 최적의 화장실 설계 방법” 등 본 연구와 관련된 포스트들을 맨 아래 첨부했다.

 

 

Perry (2018), 스프레이를 심하게 하던 고양이 ‘망고’의 케이스 스터디 연구
저널의 주인공 '망고'와 '노헤아'

 

 

 4. 이 글을 마치며...

 

 

‘스프레이’는 내 반려 묘가 지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신호다. 이럴 때는 먼저 반려묘가 어떤 부분을 문제로 인식할 수 있는지 차분히 관찰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화장실은 청결한가?,” “화장실 위치 혹은 형태를 마음에 들지 않아 하거나 불편해 하진 않는가?,” 혹은 다묘 가정이라면, “사이가 좋지 않은 고양이가 있는 것은 아닌가?” 등등. 이런 문제점들을 찾고 개선해준다면 ‘스프레이’가 현격히 줄어든 반려 묘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의 소변 냄새 중에서도 특히 ‘스프레이’는 호르몬을 포함하고 있어 그 냄새가 더 독하다고 하며 이로 인해 집사는 집 내부에서 불쾌함을 느낄 수 있고, 소파, 가구, 침대 매트리스, 이불 등을 수도 없이 교체하거나 세탁해야 하는 상황에 많은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앞서 언급된 다양한 요소들을 파악 후 개선해줌으로써 반려묘 들에 알맞은 보금자리를 제공한다면 가장 깔끔한 동물로 알려진 고양이들 답게 언제 그랬냐는 듯 청결한 모습만 보이는 것에 다시금 놀라게 될 것이다.

 

 

끝.

 

 

참고 문헌

Ramos, D.; Reche-Junior, A.; Luzia Fragoso, P.; Palme, R.; Handa, P.; Chelini, M.O.; Simon Mills, D. A Case-Controlled Comparison of Behavioural Arousal Levels in Urine Spraying and Latrining Cats. Animals 2020, 10, 117.DOI: 10.1177/1098612X19877988

Parry Dilara, Pet Retention Programs in Play: A Case Study.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Animal Behavior Consultants (IAABC) 2018, https://spring2018.iaabcjournal.org/2018/04/18/pet-retention-programs-in-play-a-case-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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